음악이야기

Klaatu의 세계

뮤즈커피 2012. 7. 16. 00:04

 

컴퓨터 파일정리하다가 나온 성시완이 쓴 Klaatu에 관한 글이다..

나에겐 소중한 자료인데 남아있었네...ㅎㅎ

 

 Klaatu  세계

 

 

                                                                                                                                                 : 성시완

 

  노트를 열어 보았다. "1996 4 22일 월요일 오후 3시 클라투(KLAATU)의 매니저 프랭크 데이비스 (Frank Davies) 와 미팅"...

  그가 내쉬빌로 출장을 떠나기 때문에 약속을 20일 뒤로 미루지 않을 수 없었다. 4월이지만 토론토에는 겨울이 아직 끝나지 않고 있었다.  이상기온 현상 때문에 눈이 수북히 쌓였고 매서운 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그의 사무실은 아들놈의 피아노 학원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찾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회사 일로 나는 그와의 미팅을 일주일 앞두고 토론토를 떠나지 않을수 없었다. 클라투의 재결성과  그들의 한국공연 기획을 뒷전에 두고서....

 

  4 27일 아침 8 24, 클라투의 멤버 테리 드레이퍼 (Terry Draper)에게 전화를 걸기 위해 맞추어 놓은 알람이 켜졌다. 야행성(夜行性)이라 아침에 일어난다는 것이 다소 무리였지만, 그와의 전화 통화 약속이 오전 9시 였기 때문에 억지로 몸을 일으켜야만 했다. 비몽사몽 간에 끝낸 그와의 통화에서 얻어낸 사실은 테리 드레이퍼를 제외하고 나머지멤버들은 완전히 음악계를 떠났기 때문에 클라투의 재결성은 불가능하다는것이었다.

 

  테리 드레이퍼 만큼은 앨범 < Magentalane >을 위해서 프로모션 투어가 가능하다는 내용이었다. 전화 한 통화로 클라투 멤버들의 재결성과  한국에서의 공연이라는 꿈은 사라져 버렸지만, 어느날 한국에서  테리 드레이퍼가  불러주는  존 레논(John Lennon)  추모하는 곡  <December dream >을 라이브로 생생하게 들을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에 위안을 삼을 수 밖에 없었다.

 

  필자가 클라투라는 그룹에 대해서 마지막으로 글을 썼던 것은 1984년경이었다. 당시 "음악이 흐르는 밤에" 라는 심야  FM 프로그램을  끝내고 애청자들에게 마지막으로 배포했던 'Under- ground Papyrus Zero'라는 홍보책자에 클라투에 대한 내용을 담았었다. 그로부터 12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지금에 와서 또 다시 그들에 대한 글을 쓰려고 하니 기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두렵기까지 하다. 12년이란 세월 동안 클라투에 대한 숨겨진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되었지만, 그 반면 이들에 대한  음악적 열정이 다소 수그러든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오래 전에 써내려 갔던 클라투에  대한 내용들은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 그 당시  처음으로 세명의 멤버 이름이 밝혀졌고, 네번째 앨범까지의 내용을 담았던 것 같은데.......  

  아무튼, 뒤늦은 감은 있지만 클라투의 다섯번째 앨범  < Magentalane >의 국내 발매와 발맞추어 이렇게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새롭게 풀어 나아가게 되었다. 참고적으로 최근 인터넷에 들어가면  누구나  클라투에 대한 이야기들을 쉽게 접할수가 있다.  데이브 브래틀리(Dave Bradley)와 빌 오리어리(Bill O'Leary) 가 작년과 올해에 가졌던 디롱과의 인터뷰가 자세하게 올라와 있고 그외에 많은 아티클(Article)들을 Web을 통하여 접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자료들이 이번 기사에 많은 도움이 되었음을 밝힌다.

 

## 그룹의 결성

 

  1973년 캐나다의 영어권 중심지이며 복합문화도시인 토론토로부터 테리드레이터(Terry Draper-드럼), 디 롱(Dee Long-기타), 그리고 존  윌리슉(John Woloschuk-키보드) 등 세명의 유능한 스튜디오 뮤지션들이  클라투(KLAATU) 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디 롱과 테리 드레이퍼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그룹을 결성하여 각기 활동하고 있었고, 1968 년 이래로 이들은 서로 알고 지내면서 1970년 초부터 머드카우(MUDCOW)라는  그룹을 결성하여 2년간 활동했었다. 1972년 머드카우를 해산시키고  스튜디어에서 일하게 된 디 롱과 테리 드레이퍼는 존 윌러슉을 알게되었고 결국, 세명의 스튜디오 뮤지션들은 새로운 그룹을 결성하게 되는데  바로 이 그룹이 클라투이다. 그들은 데뷔 싱글 <Hanus of Uranus (후에 데뷔 앨범에서는 변형된  <Anus of Uranus>라는  제목으로 수록된다.) / SubRosa> 1973년 프랭크 데이비스(Frank Davies) Daffodil이라는 소규모 레코드사로부터 데뷔했다. 그후 3년간 5매의  싱글들을  발표했고 1976 년에 이르러 비로소 데뷔앨범 < 3 : 47 E.S.T >를 완성하게 된다. 이들은 각고의 노력을 쏟아 부었다.

 

## 그룹명 KLAATU 에 대해서 ..

 

  유학 시절, 우연히  TV에서 "The Day the Earth Stood (1951  Robert Wise 감독)"이라는 흑백 SF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이 영화의 주인공으로 특수 임무를 띄고 외계에서 날아온 우주인의 이름이 바로 클라투(마이클 레니(Michael Rennie)가 열연) 였다. 이 영화의 내용은 78세의 클라투가 거대한 8척 장신의 로보트 고트(Gort) 와 함께 우주선을 타고 5개월간의 여행 끝에 지구에 도착하게 되면서 시작된다. 클라투는  지구에 머무르는 동안 미스터 카펜터 (Mr.Carpenter)라는 가명으로  워싱턴디씨 (Washington D.C) 하버드街 1412번지에 머무르게 되지만, 곧 부상을 당하고 만다. 월터 리드(Walter Reed) 병원 309호실에서  화이트 박사의 치료를 받게된다. 이 영화의 클라이막스 부분은 지구를 파괴하라는 명령이 이미 프로그램 되어져 있는 클라투의 로보트 고트의 파괴 명령을  멈추게 하는 장면이었다.

  그 프로그램을 정지시키는 암호는 "Klaatu Barada Nikto"로써 헬렌벤슨(Helen Benson) 부인(패트리시아 닐(Patricia Neal)이 열연) 에 의해서 극적으로 멈추게 된다. 이 영화는 "스타워즈"나 에일리언"과 같은 현대의 뛰어난 특수효과도 없이 촬영된 초창기 SF 영화 이지만, 연기자들의 뛰어난 연기와 훌륭한 각본 때문에 널리 알려져있는 초기 SF 영화의 걸작이다. 따라서 캐나다 토론토에서 활약했던 3명의 스튜디오 뮤지션이 클라투를 그룹명으로 채택한 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외게인과의 접촉을 노래한 <Calling occupants of interplanetary craft> 와 천왕성에서  온 친구를 노래한 <Anus of Uranus> 그리고 웅장한 우주적인 사운드를  담고 있는 <Little  neut- rino> 등이 그렇다. <Calling Occupants of interplanetary craft>는 카펜터스(CARPENTERS)가 리메이크 하여  캐나다와영국, 그리고 일본에서  TOP 10에 올랐으며 미국에서도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다.

 

## 엄청난 소문과 뜻밖의 대성공

 

비틀즈(THE BEATLES)가 재결성 되었다..?!

 

  신비의 그룹 클라투가 비틀즈라는 소문은 미국으로부터 비롯되었다. 비틀즈가 재결성되어 클라투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앨범을  녹음했다라는 소문은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소문의 진원지는  로드 아일랜드(Rhode Island)의 프로비던스 저널(The Providence Journal) 의 팝칼럼니스트 스티브 스미스가 쓴 "아마도 클라투는 비틀즈일  것이다." 라는 기사 때문이었다. 영국의 음악 전문지 NME(The New Musical Express)지는 스티브 스미스의 글에 대해서 "멍청한 팝칼럼니스트가 비틀즈의  헛소문을 퍼뜨리고 있다."며 그의 추측을 일축시켰지만 그 루머는 막을수 없을 정도로 전세계로 확산되었다. 또한 하드포드(Hartford) WDRC 방송의 DJ 찰리 파커(Charley Parker)  클라투의 음악들을  소개하면서 "정말 비틀즈가 되돌아 왔는가?" 라고 언급하므로써 클라투의 데뷔앨범은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 결국, 이러한 소문은  미국 롤링 스톤지(Rolling Stone)  'Hype of the Year' 의 앞면을 장식하며 1977년의 가장 커다란 음악적 이슈로 떠오르게 되었다.  클라투가 비틀즈일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했던 이유들로 ;

 

1. 클라투의 앨범들을 발매했던 미국의 Capitol 레코드사로부터 발매되었다는 점

2. 음반에 그룹 멤버의 이름이나 그룹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다는 점

3. 음반에 담겨 있는 곡들에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와 존 레논의 보컬과 비슷한 곡들이 수록되어 있다는 점

4. 데뷔앨범 커버에 그려져 있는 웃고 있는 태양이 마치 존 레논의  코와 폴 맥카트니의 두 눈과  턱을 합성한 것 같다는 추측

5. 수록곡 <Sub-rosa subway>를 거꾸로(Backward Masking)돌리면 "It's Us!... It's Us!...It's  Beee...talls" 하는 말이 흘러나오며. 끝부분의  모르스 신호는  비틀즈가 팝 시장을 정복했던      루트 즉, "From London to New York" 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것.

 

  이러한 이유 외에도 여러가지 억측들이 나돌았는데 ; 클라투라는  그룹명이 "The Day the Earth Stood Still" 이라는 SF 영화에서 비롯되었고 이 영화에 등장하는 우주선이 링고스타의 앨범 <Goodnight Vienna>  커버에 등장하며 링고는 로보트 고트 옆에 서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문은 "대중들이 비틀즈의 재결성을 강렬히 원하기 때문에" 생겨났으며 그러한 소문이 진실이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더욱 확산되었다. 결국 클라투의 음반 판매고는 하늘 높이 치솟았고 레코드사 측과 멤버들은  예상치 못했던 판매고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게 되었다. 전세계의  신문들과 음악지들이 비틀즈와 클라투에 대한 무심한 소문들을 기사화하는 동안 싱글 <Calling occupants of interplanetary carft/Sub-rosa subway> 60만장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었다. 이에 발 맞추어 Capitol 레코드사로부터 비틀즈의 곡들을 수록한 더블 편집 앨범이 등장, 비틀즈 팬들은 비틀즈가 재결성되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더욱 강하게 가지게 되었다.

 

## 밝혀진 소문의 진상 !

 

  멤버들과 제작진들의 모습(케리커쳐) 이 어느 정도 밝혀진 것은 클라투의 세번째 앨범 <Sir army suit>(1978) 이며, 멤버들의 이름이  밝혀진것은 네 번째 앨범 <Endangered species>(1980)년이다. 그러나  1977년 소수의 맹렬 팬들에 의해서 클라투가 비틀즈와 전혀 관계가 없음이  밝혀지게 된다. 몇 명의 팬들이 저작권 협회를 방문했고 클라투의 곡들이 무명의  캐나다인 세 사람의 이름으로 등록된 것을 확인한 것이었다. 이로서 클라투가 비틀즈와 무관함이 입증되었고, 결국 기나긴 숨박꼭질은 끝나고  말았다.

 

## 데뷔 앨범 <3:47 EST>

 

  데뷔 앨범은 클라투라는 이름을 전세계에 알렸던 화제작이며, 지금까지 2백만 장이라는 판매고를 올린, 상업적으로도 크게  성공한  앨범이다. 만약 이 앨범이 성공하지 못했더라면 클라투의  나머지 앨번들은  결코 발매 될 수 없었을 것이다. 물론, 비틀즈와 연계된 소문 때문에 뜻밖의 성공을 거둔 앨범이다. 앨범 커버는 낮을 상징하는 앞면과 밤을 상징하는  뒷면으로 되어 있다. 노란 색의 거대한 햇님과 호랑나비, 하얀 꽃, 여러  버섯들, 그리고 쪼그리고 앉아있는 클라투의 마스코트인  들쥐가 오른쪽 아래에 위치하고 있다. 뒷면은 이와 반대로 밤이 묘사되고 있다. 수 많은  별들을 뒤로하고 목성을 닮은 거대한 혹성 클라투가 정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귀여운 들쥐가 잠옷을 입고 클라투를 쳐다보고 있으며, 독버섯과 나방이 밤을 상징하고 있다. 커버 디자인은 그래픽 디자이너 테드 존스(Ted Jones)를 중심으로 클라투 멤버들에 의해서 완성되었다. 데뷔 앨범 커버 이후 클라투의 상징은 햇님이 되었고 독일 그룹(TRIUMVIRAT)처럼 쥐가  마스코트가 되어 버렸다. 햇님은 테드 존스와 존 월러슉의 아이디어로 클라투의 모든  앨범 커버에  여러 형태로 등장한다.  마스코트인  쥐는  귀여운 'Unicorn  Mouse'로 변신 네번째 앨범에 등장하고  있으며,  편집 앨범 <Klaasic Klaatu> 에서도 하늘을 날고 있는 조각상 위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렇게 ''가 마스코트가 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 데뷔앨범의 끝곡 <Little neutrino>의 녹음이 끝난 직후 멤버들은 이 곡을 평상시보다 약간 먼 거리에서 듣게 되었는데 이때 전혀 알지 못했던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재생 테이프로부터 쥐가 찍찍 우는 소리를 듣게된 것이다. 멤버들은 커버 그림 속의 쥐로부터 생성된 사운드라고 농담 삼아 이야기하게 되었고 이때부터 쥐는 클라투의 마스코트가 되었다.  영국 런던에서 두번째 앨범 <Hope>의 스트링 프트가 녹음될 당시  "쥐 한마리가 스튜디오 바닥 아래에서 뛰어다니고 있다 !"  스트링  파트의 한 뮤지션이 비명을 질렀다. 멤버들은 그 쥐가 캐나다로부터  영국까지 자신들과 함께 건너왔다고 믿었다.(두번째 앨범 커버에서는  숨은 그림찾기처럼 쥐찾기가 무척 어렵다. CD 커버로 찾는다는 것은 불가능!) 마스코트인 쥐는 세번째 앨범 커버에서 제작들을 이끄는 안내자 역할까지 한다. 클라투 멤버들은 항상 자신들이 불쌍한 쥐들이라고  생각했었다. 레코드 회사와 음악 비즈니스는 그 불쌍한 쥐들을 잡는  쥐덫이라고 그들은 믿어 왔다. 이것을 상징하듯이 그들의 마지막 앨범 <Magentalane>의 마지막 부분에 쥐덫이 튕겨지는 효과음이 담겨 있다. 결국 클라투라는 늙은 쥐는 <Magentalane>을 끝으로 쥐덫에 걸려 숨을 거두는 것이다. "The recognized antherm of world contact day"라는 부재를 지닌 첫곡 <Calling occupants of interplanetary craft>는 내용상 그룹명 클라투의 발상과 일치한다 지구를 관찰하러 온 외계인들과 접촉, 평화를 수호하려는 지구인들의 대화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가사 내용은  영화  "The Day the Earth Stood Still"의 내용과 유사하다. 또한 이곡을 카펜터스가 리메이크 했다는 사실도 우연의 일치일까 ? 영화 속에서  외계인 클라투는 가명 미스터 카펜터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곡은 앞부분에 귀뚜라미와 각종 풀벌레 소리, 부엉이와 개구리 소리, 그리고  외계인이 지구에 내려 풀들을 밟는 소리들이  구상 처리되어 있다.  음반에 바늘을 올려놓는 음향처리도 번뜩이는 아이디어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두번째 앨범에서 또 한차례 시도된다. 맑고 깨끗한 보컬, 그리고  독특한 보코더 (Vocoder : 사람의 목소리 효과를 내는 신서사이저의  일종)처리는 비틀즈 특히 폴 맥카트니의 초창기 윙스(WINGS) 작품들을  연상시킨다. 또한 후반부에 반복되는 기타 음은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 <Echoes> 에서 들을 수 있는 프레이징이다. 두 번째 곡 <California jam> 은 비치보이스 (BEACH BOYS) 를 연상케 하는 1960년대 초의  로큰롤과 Surfin' Sound 풍의 작품이다. 후반부의 라이브(Live) 우상  처리도 인상적이다.  세번째 곡  <Anus(Hanus) of Uranus> 1973년 싱글로 발표된 오리지널 버전과 다른곡이 앨범에 담겨 있다. (1976년 영국에서 발표된 동명의 싱글은 앨범에서 발췌됨). 록 비트가 강한 이 곡의 내용은 외계인 Anus와 지구인 Jackson과의 만남, 그리고 그들이 즐거운  우주여행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흥겨운 리듬과 익살맞은 가사 내용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곡이다. 다음 곡 <Sub-rosa subway>는 비틀즈라는 소문이 처지게 된 화제의 곡으로 이미 싱글로 발표되어  엄청난 판매고를 올린 작품이다. 보컬과 사운드는  비틀즈와 너무나 유사하다. 틈이 나면 이 곡을 꺼꾸로 들어오시기 바란다. 강렬한 'American Rock'스타일의 <True life hero> 와 백워드 마스킹과 베이스를  과다 사용한 비틀즈 풍의 <Doctor Marvello>, 그리고 코믹스러운 곡 <Sir Bodsworth Rugglesby III>를 스쳐지나 가다 보면, 웅장한 대서사시 <Little neutrino> 가 신비로운 사운드와 함께 다가온다. 북미 최초로 도입된  보코더로 보컬을 처리했고 점층적으로 드라마틱하게 전개되는  감성적인 곡구성, 엄청난 효과음과 웅장한 브라스 부분은 장관이며 일품이다. <Little neutrino> 는 여러 종족들이 살고 있는 클라투라는 혹성이며,  그들은 함께 살 수 없기 때문에 서로를 파멸시켜 종말을 맞게 된다. 끝부분의 폭발음이 바로 그들의 멸망을 상징한다. 이 곡은 "Issac Asimov's Guide to Science" 로 부터 영감을 얻어 왔다.

 

## 두 번째 앨범 <Hope>

 

  데뷔 앨범의 대성공으로 수 많은 팬들을 확보한 클라투는 두번째 앨범 역시 SF Fantasy에 기초를 둔 컨셉트  앨범을  제작한다.  존 월러슉이 <Hope>의 대부분을 구상했고, 테리 드레티퍼가 <Lighthouse keeper> 의 구상에 도움을 주었고, 디 롱은  녹음 제작 말기에  두 곡을 작곡했다. 내용은 데뷔 앨범 컨셉트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폭발한 혹성 클라투의 잔해가 우주 공간을 떠돌다가 우주의 무덤이라는 거대한 소행성  띠를 형성한다.  이 때 우주인들이 클라투 혹성의  폭발 때 멸망한  고대 'Politzania' 문명을 발견하게 되고 그 혹성의 유일한 생존자(Old light- house keeper) 가 보내는 레이저 빔을 뒤쫓게 된다. 늙은 등대지기는 우주 여행자들에게 긴박한 위험 상황을 알려주며 영원한 평화를 찾는데 도움을 줄 철학자와 신앙인을 기다리며 한 가닥의 희망(Hope)으로 일생을 보낸다. 제작팀은 이 앨범을 위해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기획,  영국 런던으로 날아갔고 98 인조 편성의 런던 심포니와 함께 녹음을 마친다. 모든 녹음이 끝났을때, 레코드사 측은 데뷔 앨범이  지속적으로 잘 팔리고 있다는 이유로, 의도적으로 두 번째 앨범의 발매를 지연시켰다.  아마도 레코드 사측은 두번째 앨범으로 클라투가 비틀즈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져, 음반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했었던 것 같다.  실질적으로  클라투 멤버들은 급하게 녹음했던 두 번째 앨범의  마스터테이프에 만족하지 않았다. 따라서 신서사이저 파트를 오버 더빙했으며 전곡을 또다시 믹싱하여 더욱 완벽해진 두번째 앨범의 마스터 테이프가 완성된다. Best Engineering 부문에서 캐나다  Juno 상을  수상한 작은 클라투 앨범들 중 가장 프로그래시브 록, 아트록 적인 작품이다. 첫 곡은 앨범에서도 물씬 풍겼던  비틀즈 풍의  <We're off you know> 이다.  이 곡으로 "클라투는 틀림없이 비틀즈이다 !"라는 의심을 다시 한번 야기시킨다.  두번째 곡 <Madman>과 세번째곡 <Arond the universe in eight days>는 디 롱의 작품들로, 전자는 "내 자신이 정말 미친 사람 같다 !" 라고 늘 생각해왔던  디 롱 자신을  노래한 것이고, 후자는  빛보다  빠른 속도 "Wrap Speed" 를 컨셉트로 구성된 작품이다. 바로 <Arond the universein eight days> 이곡부터 본 앨범의 신비롭고 환상적인 음의 세계가 펼쳐진다. 여기서부터 우리는 단 1초라도 한 눈을 팔 수 없게 된다. 이곡을 기점으로 클라투만의 독특하고 마법적인 음향 속에 서서히 몰입되어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곡은 전작 앨범의  마지막 곡 <Little neutrino>와 사운드적으로  맥을 잇고 있으며, 코러스  효과를 물씬 풍기는 화려한 신서사이저와 폴리무그 그리고 보컬이 절묘하게 사용되었다. 짧은 이 곡이 아쉬움을 남기고 사라지고 나면 아날로그 잡음이 섞인 78회전 SP 음향효과 와 웅장한 오케스트라 연주로 시작되는 이 앨범의 백미 <Long live Politzania>가 시작된다. 이 곡을 듣고 있노라면 마치 한편의 만화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완벽한  컨셉트로 우리의 양쪽 귀와 마음을 즐겁게 해 준다. 너무나 정교해 그 누구도 이 곡을 모방할 수 없을 것 같다. 수 많은 효과음이  등장하지만 특히, 말발굽 소리와 말 우는 소리 등 익살스러운 부분에서는 저절로 어깨를 들썩거리게 할 정도로 신명이 난다. 이 곡과 <Prelude>를 위해 영국 런던까지 건너가 런던 심포니와 협연했던 클라투 멤버들의 작품에 대한  열정에 감탄할 수 밖에 없다. 하프 소리와 함께 시작되는 <The loneliest of creature>는 연민을 느끼게 하는 아름다운 선율과 수 없이 오버더빙한 코러스가 두각을 나타낸다.  여성적인 코러스와 보컬 부분도 테이프조작으로 클라투 멤버들의 보컬을 변형시킨 것이다. 또 하나의 짧은  심포니를 듣고 있는 듯한  <Prelude>는 클래식과 록이 긁어줄 수 없는  음악적 쾌락을 시원스럽게 느끼게 해주는 연주곡이다. 강약이  뚜렷하며 힘과 절제가  조화있게 구성되어 있다. 동유럽, 특히 헝가리 민속무곡에 기초한 이 곡은 집시의 바이올린 소리와 함께 한 편의 감동적인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 <So said..> 의 도입부는 마치 앨리스 쿠퍼의 보컬을 연상시킨다. 디 롱이 앨리스 쿠퍼의 프로듀서인 밥에즈린과 데모 테이프를 제작한 바 있기 때문일까 ? 연주보다는 호소력넘치는 보컬에 역점을  둔 이 곡은 본 앨범에서 가장 애처로운 곡이다. 그리고  끝 곡으로  남아있는 타이틀 곡 <Hope>는 국내 팬들에게 <Prelude> <Long Live Politzania>와 함께 매우 사랑을 받았던  클라투의 소품이다. 그리고 이 곡의 끝부분에 삽입될 예정이었던 가사는  불필요하다는 의견으로 앨범에 녹음되지 않았지만 가사집에는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다.

 

##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다 준 앨범들

 

  클라투의 세번째 앨범 < sIR ARMY SUIT >가 발표 되었을때 클라투의 고정팬들은  <Hope>의 감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hope>이상의 작품이 나오리라 기대하고 있었던 팬들에게  세번째 앨범  <Sir army suit>와 네 번째 앨범 <Endangered species>는 커다란 실망을  안겨다 준다. 이러한 기대 이하의 작품이 발표 되었던 것에는 그만한  내부적인 요인이 있었다. 대부분의 곡들을 작곡했던 존 월러슉과  제작자이자 엔지니어인  테리 브라운(Terry Brown)의 불화 때문이었다.  테리 브라운은 세번째 앨범부터 제작에 거의 관여하지 않았고 이때부터 대부분의 곡들이 클라투의 멤버들에 의해서만 녹음되었다. 또한 네 번째 앨범은 크리스 본드(Chris Bond)의 제작 아래 L.A 에서 녹음, 제작되었는데, 크리스 본드의 제작력은 형편없었고, 스튜디어 뮤지션들을  기용한 드럼과 베이스 파트는 엉망이었다.  결국, 네 번째 앨범은  클라투라는 이름으로 발표된 모든 앨범 중에서 최악의 졸작이라는 혹평을  피할 수 없었다. 물론, 전작들에 비하여 부실한 작품들이었다는 것일뿐,  두 앨범은 일반 다른 팝 앨범들에 비하여 결코 떨어지는  작품들은  아니다.  아무튼 이 두 작품으로 우리는 제작자와 엔지니어가 음반 제작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실감하게 된다.  세번째 앨범  <Sir army suit>는 전체적으로 평범한 록 사운드를 담고 있다.  첫 곡 <A routin day>는 조용하게 내리는 빗물 소리를 담았고  여러 효과 음을 사용, 악명높은 미치광이 살인자 찰스 맨슨(Charles Manson)을 노래한  <Mister Manson>  들어볼 만한  곡이다.  <Perpetual motion machine>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서커스 음악도 흥미를 끈다. <Cherie>라는 곡은 폴과 린다 맥카트니의 <Ram>앨범에 담겨 있는  <Uncle Albert>와 너무나 유사하다. 이 앨범의 마지막 곡 <Silly boys>는 클라투의 기발한 아이디어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만든다. 이 곡을  들으면 가사를 잘 알아들을 수가 없다. 따라서 앨범 속에 인쇄되어 있는 가사지를  펼치게 되면 꺼꾸로 인쇄된 글자들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다면  가사지에 거울을 들이대고 읽을 수 밖에...! 놀라운 사실은 백워드 마스킹  대부분은 데뷔앨범에 수록되었던(H)<Anus of Uranus>의 가사를 꺼꾸로 입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일부분은 강한 효과음과 보코드를 사용, 불가능할 것만 같은 녹음을 가능하게 했다. 정상적인 방향으로  작동하게되면 <Silly Boys>라는 곡을 듣게 되는  것이고, 역방향으로  동작하게 되면 (H)<Anus of Uranus>를 들을 수 있는 것이다. 놀랍지 않은가 ? 이러한 작업은 테리 드레이퍼와 디 롱에 의해서 24트랙 이동  녹음실에서 실현되었다. 먼저 (H)<Anus of Uranus>의 오리지널 마스터 음원을 꺼꾸로 설치하고, 그것으로부터 드럼 파트를 다시 입힌 것이다. 이 곡의 후반부에서 잠시 만날 수 있는 웅장한 파이프 오르간 소리와 박력 넘치는 드럼 연주도 무척 반가운 음향이 아닐 수 없다. 완전히 상업적  목적으로 만들어진 네 번째 앨범 <Endangered species >는 테드 존스의  커버

아트만이 아름다울 뿐이다. 커버가 상징하는 것처럼, 멸종 위기에 있는 동식물을 보호하자는 슬로건을 내세운 앨범으로 총 25곡이  녹음되었으나 그중 9곡만이 앨범에 수록되었다. 뚜렷한 특징이 없는 본 작은 아름다운 스트링이 돋보이는 록 풍의 <All good things>이란 곡을 끝곡으로 담고 있으며, 음반 판매에만 급급한  Capital 레코드 사장 루퍼트 페리(Rupert Perry) " Sell Out! "이라 외치는 전화 육성 목소리를  샘플로 사용했다. 물질만능주의를 신랄하게 풍자한 곡이다.

 

## 최후의 앨범 <Magentalane>

 

필자에게는 학업보다는 FM DJ가 천직이라고 믿고 일에 미치기 시작했던 1981, 클라투의 마지막 앨범, <Magentalance>이 발표되었다.  클라투 멤버들은 디롱이 설립한 'E.S.P'라는 스튜디오에서 본 작을 녹음했는데, 그 스튜디오는 캐나다 정부가 지정한 유적지 버튼빌의 아름다운 집안에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몇년전 정부의 재개발로 버튼빌은 관광명소로 떠올랐고, 그 집은 조그만 주유소로 탈바꿈했다.  <Magentalance>은 소규모  예산으로  제작되었는데, 그 예산은  네번째 앨범  <Endangered species> 제작비의 고작 20% 밖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본 작을 제작한 세명의 클라투 멤버들은 옛향수에 젖을 수 있었으며, 녹음은 흡족하게 마무리되었다. 전 멤버들이 본 작의 결과에 대해 만족해 했고, 지난 두 작품에  대한 불만과 불명예를 깨끗이 씻어낼 수 있었다.  환상적인 커버는 현재 퍼스트 임프레션즈라는 그래픽 전문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클라투의  오랜 친구 데드 존스가 또 다시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네 번째 앨범 앞 커버에서 저 멀리 날아오던 날개 달린 범선이 본작 커버에서는 거대하게 부각되고 있다. 분홍색과 노란색의 조화를 부드럽게 처리한 커버 그리고 예쁘게 생긴 범선의 돛에는 역시 클라투의 상징 해님이 그대로 그려져 있다. 커버에 그룹명이 인쇄되어 있지  않았더라도 누구나 이 앨범이 클라투의 앨범인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멤버들이 나이를 먹고 시대가 변화했듯이, 본작에 수록된 음악들도 초창기  클라투 음악과 커다란 차이를 지닌다.  단순하며, 부드럽고 달콤한  곡들로 가득차 있다. 물론, 옛 클라투의 행수를 물씬 풍기는 <Maybe I'll move to Mars> 라는 곡이 뒷부분에 수록되어 있지만... 본국인 캐나다에서는 <The love of a woman> 이라는 곡과 <I don't wanna go home>이라는 곡들이 사랑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우리들의 감성에 맞는  테리 드레이퍼가 작곡하고 직접 불렀던 <December dream> 이 유난히 사랑을  받았다.  위에서도 잠시 언급했듯이 이 곡은 존 레논에 관한 노래이다. 전화  통화로 한국에서 이 곡이 무척 사랑받고 있다는 필자의 말에 무척 기뻐하는 듯 싶었다. 이 곡이 자신의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울지 마세요...언젠가 우리 모두 죽음이란 것을 맞이하게 도지요.. 정말 최악의 악몽이었어요...12 월의 희망이여...지금 내곁을 떠나지  마세요.." <December deram> 1980 12 8일 살해된 존 레논을  상징하고 있는 것이다.

 

## 해산과 재결성 그리고 작별

 

  <Magentalance>  발표한 직후, 클라투는 전미  순회공연을 기획한다.  그러나 레코드사 측의 재정보조가 미흡해 결국 북미(캐나다) 순회 공연에 그치고 만다. 1981 11월 부터 1982 7월까지 약 9개월 동안에 걸친 성공적인 순회 공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클라투 멤버들은 각자의 길을 걷기로 마음을 먹는다. 디 롱은 자신의 스튜디오 일에  몰두했으며, 테리 드레이퍼는 오래 전부터 음악 활동과 병행해왔던 건축업에,  그리고 존 월러슉은 회계학을 전공하기 위해 다시 학교로 되돌아 갔다.  국내에서 올림픽이 개최되던 1988, 클라투의 재결성 소식이 영국  런던으로부터 들려왔다. 클라투가 새로운 싱글  <Woman>이라는 곡을 녹음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이 곡은 원래 서독의 TV 쇼 프로그램  'Tatort'를 위해서 작곡한, 초창기 클라투 풍의 작품이었다. 그러나 이 곡의 녹음 후 멤버들은 서먹서먹한 감정으로 또다시 결별을 선언하게 된다.

 

 

## 글을 마치며...

 

  며칠 전 전화  통화에서 테리 드레이퍼는 존 월러슉과 디 롱이  완전히 음악계를 떠났다고 말했다. 이제 오직 그만이 스튜디오를 새롭게  설립하고 클라투를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클라투의 저작권을 비롯, 자료라든가  악보에 이르기까지 현재 그가 모든 것을 관리하고 있다.  그들의 결성과 공연이 불가능한 현재로서 필자의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그들에 관한 영상자료에 있다.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서 알려진  사실이지만,  클라투는 두 차례 TV 에 등장한 적이 있었다.  그 첫 번째가 1974 'Keith Hampshire's Music Machine' 이라는 TV  프로그램이었다 .다행이 이 영상자료는 현존한다. 또한 미국 월트 디즈니사의  요청으로 캐나다 최초의 뮤직비디오가 <Sir army suit> 앨범의 발매 당시 (1978) 에 제작되었다. 클라투의 멤버들이 만화로 처리된 "Happy New Year, Planet Earth!" 라는 제목으로 제작된 30분 분량의 이 뮤직 비디오  중에서 <A routine day> 만이  토론토의 전문 뮤직 TV 채널  'Much Music' 을 통해 한 차례 소개된 바 있다. 이 비디오는 현재 테리  드레이퍼의 창고와 프랭크 데이비스의 사무실에 각각 1 개의 COPY 만이  존재한다. 참고적으로, 필자는 이 뮤직 비디오를 제작한 L.A 소재의 제작자와 한국 발매를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뮤직 비디오로 그들의 옛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좋겠지만, 바라건데, 언젠가 이 땅에서 클라투의  공연을 여러분들과 함께 볼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